‘혼수상태 송환’ 오토 웜비어 사망

귀국 엿새만...가족 “북한 학대때문”
미 여론악화로 북미관계 냉각 장기화될듯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06.19.17 16:01
'北 억류' 美대학생 웜비어 부친 기자회견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돼 귀국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가 15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아들이 '오랜 기간 북한에서 가혹한 처우를 받은 데' 분노한다면서 아들이 북한에서 '전범'으로 억류돼 있었다고 말했다
CNN "아주 슬픈 뉴스…대북조치 주목"…한미정상회담에 '불똥' 우려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귀국 엿새 만에 숨지면서 미국 내 대북여론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북·미 관계가 더욱 악화하면서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

애초 웜비어 송환 소식은 북미 간 대화 재개 전망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하면서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건강하게 미국을 떠났던 웜비어는 지난 13일 밤 삭발을 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들것에 실려 미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가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선고 직후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고, 지난 6일 갑자기 미국 측에 웜비어를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은 웜비어가 재판 후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으나, 귀국 후 그를 치료한 미 의료진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증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웜비어가 심폐기능이 정지하면서 뇌 조직이 죽을 때 나타나는 광범위한 뇌 조직 손상이 발견됨에 따라 구타 및 고문 의혹은 한층 짙어졌다.

미 정부는 웜비어가 북한에 구금된 동안 반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 보고를 입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데 이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사망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북미 관계는 악화 국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