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지연 출발, 기내식 없이 출발하기도…황당한 기내식 대란


1일 오후 2시50분 출발예정이었던 미국 LA행 아시아나비행기가 기내식 문제로 지연돼 오후 6시쯤 탑승을 시작하고 있다. 함종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을 제대로 싣지 못해 중국 다롄행 OZ301편 등의 출발이 길게는 5시간 넘게 지연되고, 결국 일부 비행기는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출발하는 사태가 1일 인천공항에서 벌어졌다.

기내식을 싣지 않고 비행기가 이륙한 것은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일 오후 7시30분 현재 인천공항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전편이 예정시간보다 늦게 이륙했고, 2시간 이상 늦게 출발한 항공편만도 13편이다. 또 OZ365편, OZ114편 등 7편은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출발했다. 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는 모두 82편이다.

이 같은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업체가 1일 0시부터 변경되면서 업무 미숙 때문에 일어났다. 조영석 아시아나 상무는 “오늘부터 새롭게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한 업체에서 기내식을 탑재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다른 항공편의 연쇄 지연 등을 고려해 일부 항공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3만 명분의 기내식을 LSG라는 기내식 전문업체로부터 공급받던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코리아라는 업체로 공급 업체를 변경했다. 그런데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이던 기내식 제조공장에서 지난 3월 불이 나 아시아나항공에 제대로 기내식을 공급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2~3개월간 임시로 기존 LSG와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협상이 결렬돼 샤프도앤코라는 소규모업체로부터 공급받기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생산량은 하루 3000명분 가량이어서 업계에서는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임병기 인천공항공사 미래사업추진실장은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가 정식 공급에 앞서 예행 연습을 많이 했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 부닥치자 시행착오가 많이 일어났다”며 “예를 들어 업체 창고에서 인천공항까지 운반에 20분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작업이 실제로는 40분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출발이 늦어지면서 이날 아시아항공 고객은 큰 불편을 겪었다. 1일 오후 2시30분 아시아나항공 521편을 타고 영국 런던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유재룡(45)씨는 “언제 출발한다는 안내도 없이 무작정 기다리게 해놓고 과자와 음료수만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씨는 예정 시간보다 3시간 30분 늦은 오후 6시에 비행기에 탑승했다. OZ 521편은 출발 예정시간이 확정되지 않아 3시 20분 이후에는 출발 안내 방송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40분 미국 LA로 떠날 예정이었던 OZ 202편도 오후 6시가 넘어 탑승을 시작했다. 거제도에서 이날 오전 10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권길자(67)씨는 “안내하는 사람이 중간에 밥을 사 먹으라고 1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기는 했지만, 너무 오래 기다린 데다 비행시간도 길어 비행기 안에서 편치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다리는 승객들이 넘쳐나면서 이날 아시아항공 라운지도 온종일 만석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평소 자사의 비즈니스석이나 퍼스트석 고객 외에 제휴 신용카드 고객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하지만 이날은 제휴카드 고객의 출입을 막았다. 제휴카드를 통한 입장을 거절당한 김민수(46) 씨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출입을 막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항공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기내식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인력, 용기 등이 모두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샤프도앤코에는 게이트고메코리아 측 조리 인력(외국인 60명, LSG에서 영입한 인력 40명 등) 100여 명이 투입돼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 공급할 기내식을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석 기내식은 제때 만들기 어려워 미리 제조한 뒤 냉장 보관하는 방식으로 비행기에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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