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한국계 경력 부풀리기 논란, 트럼프시대 인선 난맥상 단면'

청문회 증인 '직업외교관 3인방'과 대비…"엘리트 배제하고 부적격자로 채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오물 청소를 하겠다'(drain the swamp·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뜻)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 타파를 명분으로 전임 행정부 시절의 '엘리트'들을 배척하고 그 자리를 '트럼프의 사람들'로 채웠다.

하지만 그 결과는 끊임없는 '부적격자 시비'였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는 16일(현지시간) '최우수자와 가장 똑똑한 이들은 잊어라. 트럼프는 우둔하고 부끄러운 이들을 선택했다'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국무부 고위직인 국무부 분쟁안정국 부차관보에 오른 30대 한국계 미국인 미나 장이 최근 학력·경력 부풀리기 의혹으로 워싱턴DC 정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을 고리로 트럼프 행정부 시대 인선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스캔들에 시달려온 행정부의 사소하지만, 시사점이 큰 스캔들"이라고 규정했다.

전문적 자질이 부족하거나 도덕적 기준이 미만인 자, 또는 이 두 가지에 다 해당하는 자들로 행정부를 채워온 '사기꾼 트럼프' 행정부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부트는 미나 장에 대해 "그 어떤 다른 대통령으로부터도 지명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악명 높게도 타임지 표지를 위조한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에는 딱 들어맞는다"고 꼬집었다. 미나 장의 타임지 표지 인물 조작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클럽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모델로 세운 '가짜' 타임 표지를 걸었다가 거짓으로 들통난 사실을 오버랩시킨 것이다.

부트는 "윤리적이고 자격이 충분한 이들은 트럼프 같이 기만적이고 무능하며 학대적인 대통령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한다"며 따라서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이들 대신해 어리석고 부끄러운 자들에 의해 요직들이 채워지게 됐다는 것이다.

부트는 "전임 행정부에서 일했던 '능력 중시'의 엘리트들은 이라크전의 실패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고, 이는 트럼프 시대의 대중선동가들에게 장악의 길을 터줬다"며 엘리트들이 잘못한 것도 많지만 그들의 정책이 미국을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강력하며 자유로운 나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3일과 15일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와 관련해 열린 하원 정보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등 '3인방'을 거론하며 "옛 엘리트들이 얼마나 인상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수십년간 행정부에 몸담은 '관록'을 지닌 이들은 이번 청문회 국면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관련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소신 발언'들을 쏟아내 '청문회 스타'로 떠오르며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부트는 "이들의 올곧음과 공직에 대한 헌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을 수립한 '현인들(Wise men)'을 떠올리게 한다"며 "'완전한 전문가'인 켄트 부차관보와 '전형적인 사기꾼'인 미나 장이 트럼프의 국무부에서 똑같은 고위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기준의 완전한 붕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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