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에너지, 기존 이미지 탈피"…김소현, '녹두전' 통해 얻은 것들 [인터뷰 종합]

이앤티스토리 제공

[OSEN=장우영 기자] 어린 나이에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이미지를 벗기 쉽지 않다.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색다른 연기나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아 변화를 보여주고자 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떻게 보면 ‘모험’에 가까운 ‘승부수’가 되기도 한다. 아역일 때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 새로운 평가를 받기에는 그 ‘모험’의 효과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배우 김소현은 아역 배우 출신이다. 익히 알려졌듯 KBS2 ‘전설의 고향’을 통해 데뷔했고,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리틀 손예진’ 등으로 불렸고, 김유정, 김새론 등과 함께 ‘트로이카’로 불리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름으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김소현은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게 녹두와 외모 경쟁이 아니었다. 동주가 외모를 치장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사내아이처럼 뛰어다니는 캐릭터라서, 일단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했고, 원작에서의 동주 캐릭터에 더 신경을 많이 쓰려 했다.”

김소현이 KBS2 ‘조선로코-녹두전’ 제작발표회 당시 ‘여장한 장동윤이 더 예쁘다는 반응이 많다’는 질문을 듣고 대답한 내용이다. 이 답변을 통해 김소현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데뷔 후 첫 단발, 조금은 선머슴 같은 캐릭터를 위해 김소현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변신을 꾀했다. 부담스럽지 않고, 튀어보이지 않고, 캐릭터에 쏙 녹아들었다. 후반부에서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동주의 감정을 섬세하게 펼쳐내며 ‘로코 여신’, ‘사극 여신’으로서의 진가를 드러냈다.

▲ ‘사극불패’ 김소현, ‘단발여신’ 동동주가 되다

김소현은 ‘조선로코-녹두전’에서 과부촌 ‘단발요정’ 동동주 역을 연기했다. 동동주는 몸치, 음치, 박치에 불 같은 성격이 더해져 동기들 뒷바라지나 하는 신세지만 공구만 있으면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금손의 소유자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조선 제일의 ‘사이다 입담’을 자랑하는 인무로,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다.

원작 웹툰 ‘녹두전’의 작가 혜진양의 ‘원픽’이자 ‘첫 픽’이 바로 김소현이다. 동동주가 곧 김소현이라는 것. 김소현은 “대외적으로 볼 때 내 이미지와 동동주가 다르게 보일 수 있는데, 나를 생각하셨다고 해서 놀랐다. 무뚝뚝하고 틱틱대고 선머슴 같은 캐릭터인데 나를 생각해주셨다는 게 의외였다. 그래서 욕심이 났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소현의 이미지는 ‘청순’, ‘청초’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때문에 선머슴 같은 동동주는 그의 이미지로 비춰볼 때 분명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김소현과 같은 게 있다면 바로 ‘성격’이었다. 김소현은 “‘좋아하면 울리는’ 김조조보다는 ‘조선로코-녹두전’ 동동주가 더 와닿는다. 다들 예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을 보셨다고 하시는데, 전에는 보여드리지 못했던 부분을 내려놓고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다.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면서 호흡을 맞추니 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이 보여서 새롭게 느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성격에서 이미 ‘동동주’와 일치한 김소현은 비주얼에서 ‘동동주’로 변신했다. 길었던 머리를 싹뚝 자르고 단발로 변신한 것. 김소현은 “초반에는 사극인데 어떻게 단발이 나오냐고 어색해하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기존의 댕기머리를 하고 동동주를 연기했다면 더 잘 보여드리지 못했을 것 같다. 단발을 하면서 연기하는데 편했다. 동동주처럼 막 하는 연기할 때 머리가 도움이 많이 됐다.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는 점에서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현은 “원작에서는 동주의 서사가 많지 않다. 과거 이야기가 없어서 새로운 걸 만드는 과정에서 서사가 부족할 수 있었겠지만 작가님들과 이야기했을 때 ‘동주가 민혜가 되거나 사랑에 휘둘리는 캐릭터로 만들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기존 사극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도 많이 넣었다고 생각한다”며 “캐릭터 자체가 사극에 국한되지 않았다. 기존 시대의 여성상을 탈피해 연기할 때 편했다. 복수를 하다보면 답답한 전개가 나오기도 하는데, 목표에 있어서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라 기존 사극과는 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동동주의 서사 뿐만 아니라 김소현은 1막과 2막의 연결도 자연스럽게 가져가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과 이해를 도왔다. 김소현은 “연기할 때 힘들었던 게 동주가 초반에는 감정도 그렇고 모든 걸 표현하고 드러내는 아이가 아니다. 잘 웃지도 않아서 밉게 보이면 어쩌나 싶었고, 무모한 설정도 있었다. 그런 지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1막과 2막에서의 동주의 감정 연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중간 중간 감정신이 들어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앞뒤가 연결이 되지 않으면 어쩌지 싶었다. 그런 부분들을 이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1차적으로 깊게 들어가려면 녹두와 감정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녹두와 감정이 쌓이지 않으면 나중이 힘들 것 같아 잘 쌓아가려고 했다.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소현의 노력과 고민은 결과적으로 김소현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동동주를 만들어냈다. 원작 웹툰 캐릭터 이상의 동동주를 만들어내면서 김소현은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은 당연했다.

김소현은 “연기력을 칭찬해주시고, 변화된 캐릭터를 보여줬다는 반응 자체가 좋았다.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행동이 많았다. 동주, 열녀단, 무월단 등으로 여성 캐릭터가 표현됐는데, 그런 부분으로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으면 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표현이 된 것 같아 논란도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가 많아졌으면 하고, 이런 캐릭터를 맡아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장동윤, 처음보고 여장도 예쁠거라 생각…키스신, 생활 뽀뽀신 정말 많았어요.”

김소현은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장동윤과 호흡을 맞췄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금남(禁男)의 구역 과부촌에 입성한 녹두를 연기한 장동윤과 과부촌 ‘단발요정’ 김소현의 케미는 초반에는 친자매 같았고, 후반으로 흐를수록 애틋한 로맨스가 더해지면서 안방에 설렘을 선사했다.

김소현은 “장동윤은 리딩 때부터 굉장히 호흡이 좋았다. 성격 자체가 친화력이 좋아서 정말 편하게 연습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걱정이 됐다. 너무 친해보여서 후반부에 로맨스가 붙지 않을까봐 그랬다”며 “초반에는 자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런 지점들을 공유했다. 멜로, 로맨스를 배제시키더라도 자매 같은 느낌을 주자고 했고, 후반으로 갈수록 로맨스가 잘 붙었다. 서사가 풀려가는 과정에서 녹두와 동주가 붙어있는 게 잘 살았다”고 이야기했다.

장동윤은 앞서 인터뷰에서 김소현과 케미를 ‘남매 케미’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김소현은 “실제 배우로서는 남매 케미지만 역할로서는 연인 케미라고 생각한다”며 “너무 잘 어울려서 사귀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좋았다. 녹두와 동주가 찍을 때 예뻐보여서 그런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소현은 장동윤의 ‘여장’에도 감탄했다. 그는 “장동윤이 정말 예쁘고, 분위기도 좋았다. 모두가 예쁘다고 하셔서 ‘녹두를 더 예뻐하시느냐. 서운하다’고 하기도 했다. 남자들이 봤을 때 예뻐보였다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한다. 여장에 거부감이 들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었고, 장동윤의 여장이 이렇게 예쁘지 않았다면 ‘조선로코-녹두전’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사귀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김소현과 장동윤의 케미는 예뻤다. 특히 키스신에서 이 케미가 더 잘 나왔는데, 두 사람은 설렘을 자아내는 키스, 뽀뽀로 안방을 강타했다.

김소현은 “장동윤이 상의를 탈의하고 키스하는 장면이 있는데, 첫 촬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찍은 장면이다. 장면 자체는 잘 나왔지만 현장에서 완전히 편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한 장면이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현은 “키스신도 많았찌만 생활 뽀뽀신이 많았다. 키스신이라고 해서 찍으면 민망하지 않은데, 생활 뽀뽀로 나오니까 조금 민망했다. 사극치고는 키스신이나 생활 뽀뽀신이 정말 많았다. 현장에서도 민망해하니까 스태프들이 ‘비즈니스’라고 이야기해주며 분위기를 풀어줬고, 덕분에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녹두전’ 통해 좋은 에너지 얻었어요.”

김소현은 ‘조선로코-녹두전’을 통해 좋은 에너지와 사람을 얻었다. 김소현은 “6개월 정도 촬영했다. 엄청 더울 때부터 추울 때까지 찍으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소현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중요하다.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들이 모두 에너지가 넘쳤다. 너무 좋은 에너지여서 내 텐션도 많이 올라갔다. 그래서 밝게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 동동주를 연기하면서 그게 도움이 됐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조선로코-녹두전’ 현장을 ‘놀이터’로 표현했다. 김소현은 “열녀단 언니들이 정말 에너지가 넘친다. 현장에 언니들만 오면 모두가 웃고 행복할 정도로 행복 바이러스였다”며 “감독님도 장난기가 많으시고, 스태프들도 장난기가 많아서 밝은 촬영장이었다. 장난이 가득한 현장이어서 다들 또래처럼 놀았던 것 같다. 현장이 놀이터 같이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소현은 “원작 웹툰 작가님도 엄청 좋아해주셨다. 슬픈 장면이 있을 때는 울기도 하시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커피차도 보내주시고 놀러오시기도 했는데, 내게 ‘동주 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셔서 너무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 “스스로를 과하게 억압했죠. 이제는 풀어주려고요.”

2008년 KBS2 ‘전설의 고향’을 통해 데뷔한 김소현은 아역 배우를 거쳐 성인 연기자가 됐다. 아역배우 때부터 바르고 참한 이미지가 있었고, 청순하고 청초한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됐고, 성인 연기자가 된 지금도 여전히 김소현은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제약도 있었는데, 그런 제약들을 탈피할 수 있게 된 작품이 바로 ‘조선로코-녹두전’이었다. 김소현은 “많이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평소 내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였는데,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 나도 많이 밝아지고 끌어 올릴 수 있었다”며 “코미디가 어려운 장르였다. 그럴 때는 ‘잘 못하겠다’, ‘잘 모르겠다’면서 뻔뻔하게 물어보곤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 연기를 조금 더 편하고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캐릭터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둡거나 힘든 작품을 하면 종영 인터뷰 때도 어둡다. 밝은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하면 나도 밝아지는 것 같다. 기존에 있던 청순한 이미지도 좋지만 밝고 에너지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성인 연기자가 된 김소현은 지금까지의 이미지로 인해 제약이 있었고, 스스로를 과하게 억압했다고 밝혔다. 김소현은 “실제 생활에서 조심스러운 편이다. 활동 반경이 거기서 거기라서 새로운 걸 해보가 도전을 많이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답답함을 느꼈다”며 “스스로 과하게 억압했는데, 그걸 탈피하려고 노력했다. 재밌게 하고 싶은 거 하고 놀고 싶은 거 하면서 이번 작품에서 많이 시도했다”고 말했다.

‘탈피’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는 강했지만 실제로 김소현의 ‘탈피’는 건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 더 많이 어울렸다는 것. 김소현은 “열녀단 등 배우들끼리 밥을 먹거나 방탈출 카페에서 놀거나, 더 많이 같이 어울리면서 놀았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소소하지만 내게는 컸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고, 그런 것들에서 행복하고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내려놓기’를 했다는 김소현은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더 발전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성장한 모습과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김소현. 때문에 김소현의 앞날이 더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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