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최경주 켄터키 한국학교 이사

“비행기 타고 와 시카고 장로성가단 연습”

경북대학교 조교 최경주(사진∙75)씨가 테네시주 낙스빌의 테네시대학에 장학생으로 유학 온 때는 1977년이다. 당시 월 780달러의 장학금은 큰 돈이었다.

이미 응용화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었지만 고분자공학 석사 과정을 다시 마치고 이후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부인도 2년 뒤 같은 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후 시카고의 껌 제품으로 알려진 뤼글리사에 면접을 보러 시카고까지 왔는데 고민에 빠졌다. 주택, 다운타운의 교통 등이 부담스러웠다.

마침 대학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제임스 화잇 교수가 University of Akron의 고분자공학 센터장으로 가면서 Lab 조교수로 그를 초청한 덕분에 시카고행이 보류됐다. 테네시 테크노로지 대학의 교수를 거쳐 디젤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Cummins사에 취직해 공학도로서의 이력을 쌓았다.

자녀는 3남1녀를 뒀다. 켄터키주 루이빌에 사는 큰 아들은 주식 브로커이다. 유펜 와튼 스쿨(Under 과정)에서 파이낸스를 전공한 둘째 아들은 LA 오렌지 카운티에서 커머셜 부동산회사를 운영 중이다.

셋째는 유일한 딸이다. 유펜에서 마케팅을 전공, 아동교육용 책자를 출간하는 Scholastics사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막내 아들은 루이빌대를 수석으로 나와 독일 연구원으로 일하다 스위스 취리히 ETH 공과대 바이오 엔지니어링 박사 과정 중이다.

최 박사는 미국에서 여과분리학회(AFS, American Filtration & Separation Society) 회장을 거쳐 30여 년간 이사 및 기술고문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여과분리학회(KFS) 회장은 물론 유럽 FILTECH의 사이언티픽 커미티 멤버로도 참여하고 있다.

루이빌에 거주하는 최 박사는 루이빌 한국학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부인이 10년 이상 교장을 지낸 데다 그는 지금도 회계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서예나 풍물놀이를 가르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아름다운 궁체로 쓰는 한글의 미와 더불어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치고 한국의 전통가락을 알리는데 앞장 선다.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글이나 사군자 그림을 보여줍니다. 한글 궁체는 어느 나라 문자보다 우아한 곡선 미를 갖고 있죠. 사군자는 먹으로만 쳐왔지만 천연색으로 치면 더 아름답습니다.”

시카고 장로성가단 1st 테너 단원이기도 한 최 박사는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에 연습 차 자주 들른다고.

그의 향후 계획은 “우리 전통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더 많이 알려 줄 수 있을까?”이다. “친목을 통해서 관계를 형성하고 그런 자리에서 우리 문화를 재현해 보임으로써 코리안의 전통을 알리는 일에 여생을 보내려 합니다. 필요한 모임이나 협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중서부 곳곳을 누비는 최 박사의 목소리엔 에너지가 넘친다.


James Le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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