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은퇴에 팬데믹까지…생각회로 바꿔 디지털에 접속을

세컨드 라이프 코로나19 일상화

팬데믹은 잠깐 버티면 될 일 아닌
삶 방식 완전히 바꿀 티핑 포인트

스마트·인스타 구매, 비대면 뱅킹
디지털 플랫폼 소비부터 시작을


“대표님, 아무래도 오늘이 마지막 강의일 것 같아요.”

“그래요. 잠잠해지면 3~4월쯤에 다시 봐요.”

지난 1월 22일, 기업 강연 담당 직원과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만 해도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그동안 열심히 달렸으니 2월 한 달 정도는 강의 없이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봄이 되면 사그라질 거라 생각했던 코로나19는 여전히 힘이 셌고, 3월도 그다음 4월도 무대 위 강연은 없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잠깐 몇 달이 아니라 올 연말까지 강연 현장엔 못 돌아가겠구나.’

예전 일상으로 다시는 못 돌아갈 듯

강사라는 내 직업 특성상 우리 회사의 매출은 강연 수입이 절대적이다. 강연이 몇 달이나 끊겼다는 건 곧 직원들에게 줄 월급이 끊겼다는 걸 의미한다. 과거에는 직원 수를 줄여서 위기를 넘겼다. 모두를 끌어안고 가기에는 내 능력이 역부족이었다. 그때마다 더 나은 답을 찾지 못한 나의 무능력을 얼마나 탓하고 원망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가 닥쳤을 때 굳게 결심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는 단 한 명의 직원도 놓치지 않겠다고. 57세의 내가 이번에는 반드시 다른 답을 찾아내겠다고 말이다.

그때부터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고 신문을 보고 각종 리포트를 들여다보며 힌트를 찾아 헤맸다. 한 달쯤 지나고부터 조금씩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드디어 커다란 흐름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팬데믹이 잠깐만 버티면 해결되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의 먹고사는 방식을 완전히 뒤바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사람들이 다시 강연장을 찾아줄까? 물론 지금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훨씬 좁아질 것이다. 하지만 2차, 3차 쇼크가 예고된 상황에서 예전처럼 수천 명이 운집하는 모임은 드문 일이 될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면, 그때는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다시는 못 돌아간다. 돌아가더라도 우리가 알던 그 모습, 그 내용은 아닐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에게 강제로 '새로운 습관’을 연습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안 가는 연습을, 직장인들은 집에서 일하는 연습을, 자영업자들은 온라인에서 물건 파는 연습을 강제로 하는 중이다. 언택트(비대면) 연습을 1년 이상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언택트가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다. 이는 곧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먹고사는 일조차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2년 전 게임 유튜버 ‘도티’를 만났으니 말이다. "대표님, 텔레비전에서 강의하려고 애쓰지 마시고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어서 강의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제와 말이지만, 그때만 해도 유튜브가 이렇게 거대한 플랫폼이 될지 꿈에도 몰랐다. 도티도 내 눈엔 그저 게임에 빠진 청년일 뿐이었다. “얼마나 고생해서 만든 영상인데 그걸 공짜로 나눠주라고요?”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2년 전 유튜버 도티와 만남

하지만 저항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들을 살펴보고 관련 책을 읽어보니 도티의 말이 전부 옳았다. 그 즉시 채널을 만들고 독학으로 촬영과 편집 기술을 익혔다. 시공간의 제약으로 오프라인 강연에선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 올렸다. 그러자 감사하게도 2년 만에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팬데믹 이후 강연 요청이 없어진 뒤에도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온라인 공간에 구축한 나만의 방송국 덕분이다. 지난 2년간 쌓아온 디지털 실력은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내 업에 맞는 새로운 언택트 비즈니스를 상상할 수 있는 기초가 되어줬다. 지금까지 인생 후반기에 조심해야 할 리스크는 다섯 가지 정도였다. 은퇴창업 실패와 금융사기, 중대 질병, 황혼 이혼, 성인자녀 지원이다. 이 다섯 가지만 잘 관리하면 60 이후에 적어도 돈 걱정은 안 한다는 게 은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공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디지털에 익숙한 1020에게는 팬데믹 위기가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5060에겐 엎친 데 덮친 더블 리스크다. 돈을 움켜쥐고 남은 노후의 시간을 버티는 과거 부모 세대의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건 그래서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세상에서 가장 나답게 세컨드 라이프를 살기 위해선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한다.

세컨드 라이프를 앞둔 사람들이 팬데믹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세 가지 연습이 필요하다.

첫째, 언택트 경제에 유능해지는 연습이다. 지난 몇 달간 전 국민이 언택트 연습을 강제로 하면서 이미 상당수 비즈니스와 일하는 방식이 디지털로 전환됐다. 지금 추세라면 얼마 안 가 디지털 플랫폼을 모르면 물건을 못 팔고, 디지털 협업 툴을 모르면 사업을 할 수 없고, 디지털 화폐를 모르면 금융 거래를 못 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초보인 5060이 단번에 1020만큼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빠르게 배우는 방법은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스마트 스토어와 인스타그램으로 물건도 사보고, 카카오뱅크나 토스 같은 비대면 뱅킹으로 계좌이체도 해보는 것이다.

50년 먹고산 힘으로 불황 이겨내길

둘째, ‘못 한다’에서 ‘안 한다'로 생각을 바꾸는 연습이다. 팬데믹 이후 강의가 뚝 끊겼을 때는 막막하고 억울하고 서러웠다. 누가 다시 나를 불러줄 때까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절망하는 것밖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 나 스스로 생태계를 바꿔버리는 용기를 연습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대규모 강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래, 라이브로 랜선 강의를 해보는 거야.’ 아무리 큰 위기도 내가 먼저 용기를 내서 다른 길을 택해야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셋째, 50년간 먹고산 힘을 꺼내 쓰는 연습이다. 팬데믹은 우리가 알던 삶의 모든 공식을 바꾸고 있고, 5060의 세컨드 라이프에도 예외가 아니다. 모두가 팬데믹 리스크에 집중할 때 우리 세대는 디지털 리스크와 은퇴 리스크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너무 급하게 온 위기에 방향을 못 잡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에겐 강력한 힘이 있다. 바로 50년간 먹고산 힘이다. 팬데믹이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50년간 나와 내 가족을 먹여 살린 힘만큼 막강하진 않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무서운 힘은 먹고산 힘이다. 게다가 우리에겐 불황과 호황을 수차례 겪으면서 몸으로 답을 찾아낸 경력이 있다. 당장 눈앞에 있어서 커 보일 뿐, 멀리서 바라보면 팬데믹도 우리가 겪어낸 불황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김미경 / 유튜브 김미경TV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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