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공감] 마스크와 가면의 차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에게 농담 삼아 물었다.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세 단계는 무얼까?"

아이는 한참을 고민한다. 아마도 기린이 들어갈 정도의 큰 냉장고가 존재하는지 그렇게 큰 냉장고가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기다란 목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에게 "아주 쉬워. 문을 열고 기린을 넣고 문을 닫으면 돼"라 말해 주었다. 아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깔깔거리며 웃는다.

비슷한 종류의 퀴즈가 하나 더 있다.

차를 타고 교회에 도착한 뒤 교회에 들어가는 세가지 단계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은 바로 "주차를 한다. 뇌를 꺼내 놓는다.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쓴다" 이다. 기독교인들의 반지성적이면서도 외식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그리고 있다.

"뇌를 꺼내 놓는다"라는 표현은 기독교인들의 반지성적 행태를 묘사한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하나도 억울할 것도 없는 기독교인의 현주소이다. 기독교인들은 이단적인 가르침에 빠져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는 사이비 집단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려 하지만 사실 그 비판을 쏟아내는 기독교인들과 사이비 집단 사람들과의 다른 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무당 대신 목사를 부적 대신 십자가와 성경책을 굿 대신 예배 형식을 가져다 놓았을 뿐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경우를 찾는 것이 쉽다.

정작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은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쓰는 단계이다. 이 '가면(mask)'은 나의 더러운 것이 다른 사람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위해서 쓰는 마스크와는 다르다. 아무 일도 없는 척 모든 것이 행복한 척 그렇게 웃는 얼굴을 보이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본성의 발로이기도 하겠지만 교회 공동체는 자신이 죄인인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던가. 웃는 얼굴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우고 맨 얼굴을 내어놓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것이 진정한 교회 공동체가 아니겠는가.

이제 이웃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를 단단히 고쳐 쓰는 대신 나를 꾸미기 위한 웃는 가면 따위는 벗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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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 박사ㆍ데이터과학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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