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노인건강센터 하재관 이사장

“자립과 독립, 소중한 삶의 가치”

시카고한인노인건강센터 하재관(사진) 이사장이 미국에 온 것은 1965년. 가난한 목사님이었던 부친이 챙겨준 낡은 성경책과 수중에 단돈 7달러를 갖고 콜로라도 주 덴버로 유학을 왔다. 이후 네브라스카에서 학사를, 시카고 맥코믹 신학대학에서 종교심리학을, 일리노이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차례로 공부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들려준 에피소드 하나. 덴버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아르바이트로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할 때다. 하루 종인 시멘트 바닥을 부수는 잭 햄머를 다루었기에 잠시 쉬는 시간에도 손이 떨릴 정도였다. 같이 일하던 젊은 백인 청년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공사업체 사장 아들이었다. 하버드대학 신입생인 부유한 집 아들이 가난한 유학생과 같이 공사장에서 일하는 것이 의아했다. 그래서 물어보니 그 청년은 “아버지가 부자인 것과 내가 살아가는 것은 전혀 별개다. 내가 필요한 돈을 직접 벌어서 산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이를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그런 정신이 이민자들이 건국한 미국의 정신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자립과 독립성을 가장 강조한다. 두 딸에게도 그렇게 가르쳤다.

하 이사장은 오랫동안 시카고 지역에서 노인 복지 관련 일을 해왔다. 한국에서부터 아동 복지에 관심을 뒀고 1969년 시카고에서 와서는 노인 아파트 일도 했다. 시카고 브로드웨이와 로렌스 길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건물 7층에서 일곱 명으로 시작한 일이 현재 직원 50명, 노인 350명에게 서비스 하는 한인사회 주요 단체가 됐다.

이제는 고향과 다름 없는 시카고에 사람들이 찾아 오면 다운타운 밀레니엄파크와 박물관 수족관 등을 보여주고 호변에 위치한 바하이 템플을 소개하고 싶다는 하 이사장은 요즘 소일거리가 생겼다. 손녀가 학교에서 받아 온 프로젝트인 이민가정 스토리 정리다. 지나간 자료를 모으면서 자신의 삶, 가족의 기록, 한인이민사회의 기억을 챙기는 재미가 각별하다고 한다.

1935년생인 하 이사장은 수년 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며 “20달러짜리 선물에 감동하는 아내를 보며, 손자 하나, 손녀 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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