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수 박사] 모든 만성 간 질환환자는 연령 관계없이 백신 접종해야

코로나로 간 손상 위험 커져

백신 접종 받더라도
항바이러스제 복용 가능

지방간엔 과도한 염증 반응

◆코로나19는 간에 손상을 가져다주나

“코로나19가 지방간을 더 악화시키나요?”, “B형 간염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코로나 백신이 안전한가요?”, “코로나에 걸리면,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중단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들이 들어온다. 코로나19와 간 건강의 관계는 만성 간 질환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높은 우리 한국인과 아시안들에게는 중대한 이슈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자료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가 간에 손상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많은 사람이 ALT(알라닌 아미노 분해 효소), AST 수치의 증가세를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소수의 간 경변증 환자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례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ALT의 상승은 간의 염증 상태를 말해주며, 이러한 염증 상태가 오래 지속하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간의 손상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간 경변 환자 중 간 기능이 저하되어 관련 합병증이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간 손상의 위험은 물론 사망률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암질환, 만성신장 질환, 심부전증, 천식, 비만 그리고 만성 간 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성인은 연령에 관계없이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 고위험군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감염된 경우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중에서도 화학요법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약해진 환자들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은 시급하다. 따라서 백신 접종 우선순위는, 최우선 그룹인 의료인, 노약자에 이어 고령층과 B형 간염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 순으로 정해진다.

◆바이러스성 간염

B형 간염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특정 기저질환이 있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요망된다. 자가면역 질환으로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 또한 우선으로 백신 접종을 추천하고 있다. 현재 뉴욕, 뉴저지주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만성 간염 환자에게 백신 접종을 해 주고 있다. 백신 접종을 받을 때 자신이 B형 간염을 가지고 있다는 간단한 의사의 진단서를 지참하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복용은 백신 접종에 전혀 영향이 없고 안전하니 안심해도 좋다. 설상 코로나19에 감염되었어도, 바이러스 간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전문의가 별도로 지시하지 않는 한 항바이러스제를 계속 복용할 수 있다.



◆지방간이 있다면 코로나19 감염은 더욱 위험할 수 있나

일단 지방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지방간’ 하면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것을 말한다. 간에서 일어나는 지방의 대사 작용 변화에서 비롯되며, ALT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지방간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특정 혈액 검사는 없다.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간 조직 검사이지만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는 간 조직 검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간 조직 검사를 받고 안 받고는 환자의 증상과 신체검사 및 모든 정밀 검사 결과를 종합한 다음 전문의에 의해 판단이 내려질 결정이다.

지방간 중에서도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은 큰 증가 추세를 보인다. 현재 한국인 성인 남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30%가 넘고 있으며, 10년 후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한국 소아청소년의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도 지난 15년 사이 40% 이상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만도 이와 비슷한 증가세를 보여, 소아비만이 차후 만성 간 질환 발병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세계 여러 국가의 통계에서도 성인 2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 60%가 넘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 간 질환의 가장 큰 요인이다. 대부분의 지방간은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약 20% 정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간염(NAS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으로 발전되어, 차후 간 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할 수 있다. 2002~2017년 동안, 미국에서의 간이식 원인질환을 분석해 본 결과, B형이나 C형 바이러스 간염은 크게 줄고 있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인한 간이식은 약 9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검증된 치료제가 없는 현실이라, 체중 감량, 운동 및 건강한 다이어트 등을 통한 비만과 당뇨병 예방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대사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큰 악영향을 받는 이유

지방간은 심각한 대사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선 아직 확실히 규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방이 축적된 간세포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인한 염증 유발과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증가(사이토카인 폭풍: 과도한 면역반응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염증반응)로 인해 세포 손상을 주게 되고 최종적으로 세포 괴사(necrosis)를 일으켜 단순한 간 지방증 상태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변화시킨다.

사스나 메르스와 비슷하게, 코로나19 역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염증성 감염 질환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간염의 염증과 코로나19의 염증이 더해져서 일어날 수 있는 과도한 염증반응은 간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간 경변증으로 간의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지방간뿐 아니라 기저 염증이 동반되는 고혈압, 고혈당, 비만 등 여러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감염의 예후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결론

코로나19가 손상을 가하는 신체의 부위는 폐뿐만이 아니다. 심장, 신장은 물론 혈관, 뇌 등 그야말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코로나19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은 없다. 위장과 간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만성 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백신 접종을 추천한다. 백신 접종 외에도,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위생수칙은 꾸준히 준수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과 여러 대사질환을 예방한다면 코로나19 감염 및 이로 인한 합병증과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철수 박사 - 마이애미 의대 졸업. 예일대병원 위장, 간내과 전문의 수료. 로체스터 대학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스토니브룩, 코넬 의대 위장내과, 간내과 겸임 교수. 현재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를 창설,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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